여름 밤 한강. 일명 자전거다리라는 망원동의 야트막하고 작은 다리 위에서 건너편의 커다랗고 네모난 기둥 사이를 노려보고 있다. 등 뒤로 넘긴 낚싯대를 휘둘러 아까 보던 기둥 사이에 바늘을 던짐과 동시에 별안간 파다다닥 낚싯대로 느낌이 전해져 오고 줄이 팽팽히 당겨져 이리저리 움직인다. 씨름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보고 있던 남자친구가 달려와 대신 건져준다. 무사히 뭍으로 나온 배스는 내 발만한 크기였다. 루어용 로드를 사서 처음 낚은 물고기다. 낚시는 정말 멋져.
언제였던가, 여름에 친구들이랑 안면도에 1박 2일로 놀러가 쌩뚱맞게 낚시를 한 적이 있었다. 할일없이 뒹굴다가 왠지 다들 마음이 맞아 차를 타고 시내에 잠깐 나가 4000원짜리 싸구려 1회용 낚싯대와 하얗고 납작한 플라스틱통에 든 갯지렁이를 사서 펜션 앞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자주 놀러가던 펜션 앞에 길게 뻗어있던 방파제에 엎드려 다루기 힘든 바늘에 벌벌 떨며 갯지렁이 꼬매기를 결국 포기하고 남자친구 및 오빠들에게 넘겨 얌체처럼 편하게 낚시질만 했다. 역시 벌벌 떨며 가장자리에 간신히 몸만 걸친 채로 엎드려서.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낚싯바늘을 물에 넣기가 무섭게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망둥이들. 정말 넣자마자 바쁘게 올라와서 남자친구와 오빠들이 더 이상 갯지렁이 끼워주기를 거부하는 이 시점에 애써 끼운 미끼가 없어져버리기 때문에 슬펐다.
잡힌 물고기는 언니들이 손질해 수제비를 뜯어넣은 매운탕을 끓였는데 아쉽게도 고기와 대하구이에 밀려 많이 먹을 수 없었다. 낚시에 대한 내 첫 기억은 그렇게 남아 있다.
파란 잔디밭과 조용히 흐르는 물. 한강의 여름밤을 즐기기에 낚시는 참 안성맞춤인 것 같다.
태그 :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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